아내는 속이 좀 거북하거나 안좋으면, 짬뽕을 찾는다. 짬뽕의 칼칼하고 매우 자극적인 국물이 속을 풀어주어서 그런거 같다.

이로인해, 나의 요리혼은 짬뽕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에 살짝쿵 빠져들었다.

고추기름을 만들어서 한다는건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한번도 해본적도 없고, 과연 그 맛이 나올지도 걱정스러웠다. 짬뽕 만들때 가장 흔한 실수가 오징어국이나 해물찌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양요리와는 달리 좀 걱정스러웠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라는 걱정을 안고, 짬뽕을 시작.

일단 둥근 팬에 기름을 붓고, 고춧가루를 넣었다. 내 경험한 바에 따르면, 순식간에 고추가루는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짧은 시간 동안 매우 주의 깊게 고추기름이 완성되도록 잘 볶아서, 고추가루는 채에 걸러 버리고, 고추기름만 준비해 놓았다.

다시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배추, 버섯, 애호박, 양파, 당근, 시금치, 고추등의 그냥 집에 있는 야채를 썰어넣고 볶고, 오징어를 썰어 넣고 좀 더 볶다가, 물을 부어서 끓이기 시작했다. 소금으로 간을 좀 맞춰가면서....

짬뽕에 홍합이 빠질 수 없지. 깨끗이 씻어서 홍합 투하!

보글보글 끓기 시작할때, 미리 준비해둔 고추기름을 넣었다.
후추도 팍팍팍~~~
음. 그런데, 짬뽕 색이 안나온다... 허여 멀건.....이 뭥미..
어케하지... 순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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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하게 다른 팬에 기름을 붓고, 고추가루를 넣어 고추기름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번엔 고추가루를 채에 거르지도 않고 고추기름을 그대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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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변화가 없더만, 점점 끓다보니, 짬뽕색이 나온다...
싱거워서 소금 간 좀 더하고.....
(간장을 넣으면 오징어국이 될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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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맛도 향도 색도 짬뽕과 매우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아내는 최초로 만든 남편의 짬뽕을 무척 맛있게 드셨다...
얼결에 한번 해본건데, 이렇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아내는 짬뽕을 만들어내라고 할거 같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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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을 좋아하는 아내를 둔 남편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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