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만기.

몇일 전 갑작스레 휴가를 받아서,
뭘할까 고민하다, 일본이라도 다녀올까하고 한참 들떠 있었습니다.

비행기표는 있는지,
일어는 못하지만,
패키지는 싫고,
에어텔 형식으로 자유여행을 고르고 있던 중...

불현듯 스치는 생각....
올해가 2008년도이니까....
호주에 처음 갔던 해가 1998년이었는데....
여권이 만료되었을지 모른단 불길한 느낌.

신나게 여행지를 알아보다,
여행사 예약은 뒤로하고,
집으로 달려가자 마자, 서랍을 열고 여권을 찾았습니다.

5월 21일 만료...

전에 한국에서 여권 기간 갱신도 한 번해서,
더 이상 갱신도 안되는 올해가 마지막 10년째 해였습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항상 함께 했던 것이 기간이 만료되었다하니, 기분이 약간 흐려졌습니다.
그때 호주에서 지냈던 날들이 모두 만료가 된 기분입니다.

아내는 나의 우울함을 아는지,
새여권을 만들어서, 다시 새로운 것들로 채우라고 합니다.

10년 전의 나는,
겁도 없이 이리 저리 달렸던거 같은데,
지금은 새로운 여권에 뭘 채워야 할지 막막합니다.

일단 여권사진부터 찍어야겠습니다.

호주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Melbourne에 꼭 가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Melbourne만큼 내 마음에 쏙 들었던 도시는 없는 거 같습니다. Melbourne 시티 외곽쯤에 있는 Belgrave에는 Puffing Billy라고 불리는 증기기관차가 있습니다.

뿌우! 뿌우! 기적 소리를 내며 숲속을 가로 질러가는 증기 기관차!
Puffing Billy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창문에 걸터 앉아 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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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ffing Billy 증기 기관차가 있는 Belgrave까지는 전철을 이용해 갈 수 있어요.
아 물론, 시티에서 출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관광버스로 갈 수도 있겠지만, 여행자라면 그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는것이야 말로 재미이지 않을까요.

시티에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Flinders역에 가면 Belgrave로 가는 전철을 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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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grave 전철역에 내리면, 전철역과 Puffing Billy역이 오솔길로 연결되어 있답니다. 참,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때에는 Puffing Billy 기차 시간표를 잘 파악해두세요. 운행하는 편이 많지 않아서, 기차를 놓치면 다시 Belgrave로 돌아와서 전철을 탈 수가 없어요. 시간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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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타고 갈 Puffing Billy 기차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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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출발하기 전부터 사람들 모두 창문에 자리 잡느라 난리입니다. ^^ 의자는 텅텅 비고 모두 창문에 걸터 앉아 기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사람들 모두 괴성을 지르고 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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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마치 동화 속처럼 펼쳐진 풍경 속을 달린 답니다. 너무나 예쁘고 예쁜 동산에 젖소들도 보이구요. 재밌는 것은 Puffing Billy 가 지나갈 때 마다 건널목에 서있는 차에서도 열심히 손을 흔들어 준답니다.

중간에 Menzies Creek이라는 곳에 잠깐 정차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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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Lakeside 역까지 갔구요. 호수 근처에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는데, 그다지 맛은 없더군요.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사먹은 Fish & Chips 가 훨씬 더 맛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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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한바퀴 산책한다는게, 생각보다 호수가 커서, 다시 Belgrave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고 허파가 타들어가게 뛰어야 했습니다. 간신히, 기차를 타서 Belgrave로 돌아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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