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간 사용하던 휴대폰이 오작동과
회사 보안 때문에 휴대폰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회사 지원 + 2년 노예계약으로 햅틱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아이팟 터치 유저로 바라본 햅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삼성의 포장기술은 최악입니다.
박스 디자인과 박스 내부......
뭐랄까 이 가난한 모습.....
프라모델 장난감 박스도 아니고 이게 진정 정가80만원짜리 핸드폰?

햅틱 자체의 외관은 터치 계열 중에서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프라다는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뷰티나 디스코폰 같은 것보다는 훨씬 나아보였습니다.
두께도 타 기종에 비해 괜찮은 편이구요.
특히 디스코폰은 두께와 무게가 안습이었습니다.
햅틱이 일반 휴대폰보다는 약간 길지만,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과 비교해서는 크기 자체는 무난합니다.

사실, 전화 자체가 되지 않는 MP3, 아이팟 터치와 햅틱을 비교한다는게 다소 무리가 있지만,
UI를 중심으로 말하고 싶네요.

햅틱의 터치를 인식할때마다 발생되는 미세한 진동은 매우 좋은거 같습니다.
(이 점은 아이폰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네요.)
무엇보다 터치 방식으로 사용하는 휴대폰의 단점을 보강하고
타휴대폰에 비해 미려한 화면구성과 디자인이 좋습니다.

화면이 넓다보니, 전화하는 사람의 ....
사진과 문자등이 시원시원하게 보여서 매우 좋습니다.

다소 화소수가 작지만, 200만화소의 카메라
잘 나오는 DMB TV와 라디오등은 햅틱의 장점만은 아니겠지만,
큰 화면에서 본 다는게 다른 휴대폰과 비교불가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나 사전, 일정, 음악등과 같은 어플은 좋기는 하지만
휴대폰으로 저는 이런 걸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샀을때만 이리 저리 만져보고,
이내 시큰둥해져서 결국 사용은 전화+SMS 위주죠.
제 입맛에 안맞아서 사용을 안하게 되더군요.

저는 일정은 구글 캘린더와 직접 연동을 하고 싶고
(아웃룩 쓰기 싫습니다)
음악과 Podcast 넣기 쉬워야하고
사전은 콜린스 코빌드 같은 영영사전이 꼭 있어야 하고
게임은 쉽게 질리니 새로운게 계속 나와줘야하고...

햅틱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터치를 해보는 순간 당황했습니다.

아이팟터치 누르는 방식으로는 잘 인식도 안될 뿐더러, 꾹꾹 눌러줘야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햅틱의 터치기술은 압력방식이라,
아이팟 터치의 방식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아이팟 터치는 손가락을 살짝 갖다대기만해도 인식을 하지만,
햅틱은 손톱으로 꾹꾹 눌러주는 스타일입니다.

둘다 동시에 사용하게 되다보니 습관의 문제가 생기더군요.
아이팟 터치를 만지다가 햅틱을 만지면 아이팟 터치식으로 입력하게되고
햅틱을 만지다가 아이팟 터치를 만지면
바보같이 살짝만 터치해도 될것을 손톱으로 누르고 있고......

둘의 방식이 다르긴 합니다만,
전에 압력식 터치를 사용하는 Palm V, Sony Clie NX80을 써오다가 아이팟 터치를 쓰게 된 입장에서
햅틱의 터치기술은 과거의 기술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압력식 터치스크린의 생명주기는 최대5년이더군요.
제 경험상 4~5년 사용하면 압력식 터치스크린은 압력 좌표를 제대로 인식 못합니다.
보정하는 어플도 있었지만, 소용이 없더군요.
휴대폰을 그 정도로 오래 사용하지는 않겠지만요. ^^

아이팟터치의 정전기식 터치 기술은 오히려 손톱 같은 걸로 누르면 잘 안됩니다.
손가락 살부분으로 살짝 살짝 건디는 수준이죠.

아이팟터치의 터치 기술이 진보했다고 생각되는 다른 점은 웹브라우징을 할때 나타납니다.

일반PC화면용 웹사이트를 아이팟터치에서 보게되면,
글자나 입력창이 매우 작게 보입니다.
물론 아이팟터치에서는 탁탁~ 더블터치하면,
터치한 부분을 딱 사람이 읽기 좋은 사이즈로 좍..확대가 됩니다.
다시 더블터치하면 Full 화면으로 작아지고요.

문제는 입력창에 입력할때나, 링크를 클릭할때
매우 작은 폰트의 Full화면에서조차 아이팟터치는 손가락으로 대충 터치하면
정확하게 사용자가 원하는게 뭔지 압니다.

햅틱과 같은 압력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손가락 터치에도 정확하고 미세하게 작동한다고 할까요?

햅틱에서 가장 실망한건 위젯이었습니다.
광고에선 아주 대단한 것으로 보여주는 배경에 달력 붙이고 하는 장면이요.

정말 쓰잘데기 없는 기능입니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랄까....
위젯이 별로 없습니다.
왜 만들다만듯한 이런걸 넣었는지....

쓸게 없어서 보통 다른화면모드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팟터치는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인스톨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작은 PC에 가까운 기계입니다.

App Store 와 Installer로 대변되는 공식/비공식 어플과 게임이
수백개가 넘쳐납니다.

이런 부분은 햅틱이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죠.
햅틱의 메뉴와 어플들은 기존의 휴대폰에 사용하던 것과 크게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좀더 예뻐지고 구성을 달리해보긴 했으나,
아이팟터치처럼 혁신적이지는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햅틱은 UI나 어플, 풍부한 컨텐츠등이 아이팟터치에 비해 부족한 단점이라 봅니다.

그러나, 햅틱은 기존 삼성폰들에 비해 디자인 측면에서도 우수하고,
터치방식으로 SMS를 보내고 받고, 전화를 걸고....
아직 많은 부분이 바뀌고 발전해야겠지만,
꿈꿔왔던 휴대폰에 한걸음 다가선 제품이었습니다.

아내는 제 햅틱을 갖고 놀면서 자기도 갖고 싶다고 하다가
"난 아이폰 살거야...." 한마디로 약올린다는.....
3G 아이폰이 한국에도 나온다면 노예기간내내 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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